81 저는 설날만 되면 세배돈 때문에 고민이 됩니다. 세배돈 은 몇 살 까지 주며 얼마나 줘야 합니까?
81 세배돈은 절값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절하는 법을 가르치고 칭찬하기 위해서 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것 저것 분별하는 나이가 되면 세배돈을 주는 것이 오히려 어린애 취급 같아서 불쾌한 것입니다. 어린 아이에게 형이나 누이에게도 절하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나이를 먹더니 어른스럽고 절을 잘한다."고 칭찬하면서 다과나 세배돈을 주는 것이니까 부담이 되는 액수라면 더욱 곤란합니다. 아이들이 부담없이 즐겁게 받고 쓸 수 있는 적은 돈이어야 합니다.
82 상주가 자기를 말할 때 '孤子' '哀子' '孤哀子' 등을 쓰는데 그 세가지가 어떻게 다릅니까?
82 어머니는 계시고, 아버지만 돌아가셨을 때는 '孤子'이고, 아버지는 살아 계시고 어머니만 돌아가시면 '哀子'이며, 누가 먼저이든 두 분이다 돌아가시면 '孤哀子'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상주가 자기를 自稱하는 것만 보아도 누구의 상(喪)을 당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哀子'는 공식적으론 상가(喪家)를 대표해서 쓸 일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계시고, 어머니만 돌아가셨을 때 '哀子'인데 그런 경우의 상가의 주인(主喪)은 아버지인 남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고나 장사지낸 후의 인사장 등에 '哀子'라면서 아들의 명의로 하면 주상인 아버지를 제쳐놓는 일이며 심하게는 능멸하는 것이 됩니다. 주의해야 합니다. 다만 私信등에 '哀子'를 씁니다.
83 TV나 예절책에 소개되는 제상의 과실차림을 보면 대추 밤 감 배의 순서로 西쪽에서부터 놓고, 기타 조과나 유과를 그 다음 東쪽에 놓기도 하고, 東쪽에 대추 西쪽에 밤을 놓고 東쪽에서부터 붉은색, 西쪽에서부터 흰색의 생과를 놓고 중앙에 조과나 유과를 놓기도 합니다. 또 과실의 접시수도 어떤 이는 짝수이고, 누구는 홀수입니다. 어떻게 해야 맞습니까?
83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과실을 놓는 위치는 어느 禮書에도 명시된 곳이 없고, 접시수도 栗谷선생은 상당한 이유의 설명이 없이 홀수를 예시했고, 退溪 沙溪선생은 과실은 陰인 땅에서 나므로 陰수인 짝수로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굳이 접시 수를 말한다면 地産은 陰수로 한다는 이유가 제시된 짝수가 합리적이라 할 것입니다. 놓는 위치도 대추 밤 감의 순서를 주장하는 사람은 대추는 씨가 하나니까 임금이고 밤은 한 송이에 세 톨이 들었으니까 삼정승이고, 그러므로 벼슬의 높낮이에 맞춘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반 민가의 제례에 임금을 상징하는 대추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논리적인 근거가 박약합니다. 그러나 대추는 東쪽, 밤은 西쪽은 신부가 폐백에 밤과 대추를 가져가는 까닭이 대추는 "아침 일찍 부지런하게"라는 뜻이므로 아침 즉 東쪽에 해당되고, 밤은 글씨도 西쪽의 나무(木)라 쓰고, 신주도 밤나무로 깎으므로 귀신은 두렵다고 西쪽에 해당되어 합리적입니다. 그리고 제사음식은 현란한 색깔을 피하므로 붉은 대추를 놓은 東쪽에서부터 붉은색, 깎아서 흰 밤을 놓은 西쪽에 서부터 흰색을 놓고 중앙에 조과나 유과를 놓되 역시 홍동백서(紅東白西)로 놓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것입니다.
84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권위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각종 모 임에서 上下석의 좌석 구분을 없애고 있어 각 단체나 사회적 모임에서도 좌석배치에 논란이 많습니다. 上下석의 구분은 있어야 합니까, 아니면 없애야 합니까?
84 시기에 적절한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좌석배 치에 있어서의 上下석의 구분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고, 설사 없애려 해도 없어지지도 않습니다. 비록 같은 모양의 의자를 둥글게 놓았다 하더라도 같이 앉아야 할 사람 중 가장 상급자가 앉는 자리가 상석이 되는 것이고, 그 상석을 기준으로 차례가 지어집니다. 그래서 의자가 같다든가 둥글게 좌석 마련을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오히려 그렇게 좌석준비를 해 놓으면 하급자들이 어디에 앉아야 할지를 몰라 더욱 혼란하고 몸둘 바를 모르게 됩니다. 또한 원탁이란 같은 계급의 사람들이 계급을 염두에 두지 않고 "모두 같다"는 인식을 갖는 배치인데 상급자와 하급자가 원탁에 앉았다고 같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상하급이 이런 식으로 해서 구분이 없어진다면 우리사회는 혼란과 無禮의 늪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85 실천예절을 읽으면서 현행 신식 예식장에서의 신랑·신부 위치가 잘못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전통혼례나 종교의식등에 비추어 보아도 잘못 되었는데 왜 고치지 않는지요?
85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인데도 신식 혼인예식장에서는 신랑과 신부를 죽은 이의 위패나 묘지의 시체매장 위치에 세우고 있습니다. 예식장에서 고치지 않는다면 혼인하는 신랑·신부 당사자가 제자리를 찾는 슬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조상의 제사를 지낼 때 뫼시는 신주나 지방을 보면 西쪽에 남자, 東쪽에 여자 조상을 씁니다. 묘지에 시체를 매장할 때도 西쪽에 남자, 東쪽에 여자의 시체를 묻습니다. 그런데 현행 예식장의 상태가 신랑이 西쪽이고 신부가 東쪽이라 죽은 이와 같은 위치입니다. 신랑과 신부들이 전통혼례나 모든 의식에서와 같이 산사람의 위치에 서려면 주례의 좌측인 東쪽에 신랑이 서고 주례의 우측인 西쪽에 신부가 서야 합니다. 각자가 챙길일입니다.
86 저는 혼인한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남편이 친구들과 함께 집에 와서 대접하는 일이 가끔 있는데 남편의 친구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86 그렇겠습니다. 남편의 친구와 대화를 하거나 불러야 할 일 이 많을 것입니다. 남편의 상급자나 또는 사회적 직급이 있으면 그 직급을 불러도 됩니다. '과장님' '대리님' 만일 그런 직급명이 없으면 '선생님'이 가장 좋습니다. 젊은 사람들끼리 선생님이 어색하다고 생각되시면 '씨'도 좋습니다. 그러나 '씨'를 붙일 때는 성만 말해 '김씨' '박씨'라고 하면 안되고 반드시 성명을 다 말해야 합니다. '김갑동씨' '이몽룡씨'라고 말입니다. 될 수 있는대로 '선생님'이라 부르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87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님인 큰아버지, 그리고 큰아버지보다 손위인 고모부, 세분이 함께 계신 자리에서는 누구에게 먼저 절을 해야 합니까? 차례대로라면 고모부, 큰아버지, 아버지의 순서인데요.
87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여러 어른이 함께 계실 때는 절하는 순서에 원칙이 있습니다. 그 순서는 먼저 직계존속의 최상위자부터 男·女, 다음은 방계친척의 상위세대 순으로 하되 같은 세대에서는 촌수가 가까운 순서의 男·女, 그 다음이 친척이 아닌 사람은 연령순으로 절하면 됩니다.
귀하가 질문하신 경우는 직계존속은 아버지뿐이므로 아버지에게 먼저 절하고, 다음이 친족인 큰아버지, 마지막으로 고모부에게 절해야 합니다. 절의 순서에 대한 원칙은 古禮의 服制의 輕重에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경우도 원칙은 아버지에게 먼저 해야 되지만 아버지의 직계존속보다 아버지에게 먼저 절하면 아버지가 불편하시대서 직계존속은 웃세대부터 합니다.
만일 연령순으로 증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친구, 큰아버지, 고모부, 아버지, 당숙, 아버지의 친구, 형님등 열분이 한 자리에 계시고 전부 절을 할려면 ⑴할아버지 ⑵아버지 ⑶증조할아버지 ⑷증조할머니 ⑸큰아버지 ⑹당숙 ⑺고모부 ⑻형님 ⑼할아버지의 친구 ⑽아버지의 친구 순으로 절해야 할 것입니다.
88 어떤 책에서 보니까 10촌 이내를 일가라고 한다 했고, 다른 책에서는 8촌이 넘어야 일가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일가의 범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88 일가란 엄격한 의미에서는 동성동본(同姓同本)의 혈족(血族)을 총칭하는 것이고 더러는 혈족남자의 배우자를 일가의 범주에 넣기도 합니다. 그러나 귀하의 질문 취지는 엄격한 의미에서의 일가가 아니라 일반적 대화 중 호칭(呼稱)으로서의 '일가'에 대한 것이라 이해됩니다. 대화 중에 "저 분은 저의 일가입니다"라고 말하는 일가를 10촌이내라고 말할 수는 없으며 또 10촌이라는 한계기준이 모호합니다. 일반적으로 친족의 친소를 구분하는데는 8촌을 한계기준으로 하는 바 그 이유는 8촌은 죽었을 때 복을 입는 유복지친(有服之親)의 한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8촌이내를 일가라 말하는가, 아니면 8촌이 넘어야 일가라고 하는 가가 문제입니다. 8촌이내는 근친으로서 남에게 말할 때의 호칭이 특정되어 있습니다. 8촌 형제면 "삼종입니다", 6촌형제면 "재종입니다"라고 말하지 일가라고는 않습니다. 따라서 '일가'라고 말하는 경우는 8촌이 넘어 특정의 호칭으로 말하기가 곤란한 혈족을 말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89 저의 아버지께서는 회갑이 되기 전에 돌아가셨는데 이번에 어머니의 회갑을 당해 조촐한 잔치를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말하기를 돌아가신 아버지의 회갑잔치도 같이 해야 된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89 살아 계신 어머니의 회갑잔치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회갑잔치를 겸한다면 얼른 보면 극히 효성스러운 것 같지만 깊은 의미로는 불효라 할 것입니다. 生死가 다른 두 분을 함께 뫼시고 잔을 드리는 헌수(獻수)를 한다는 말인데 산 어머니 옆에 죽은 아버지의 위패(신주)를 뫼셔야 할테니 살아계신 어머니가 얼마나 슬프시겠습니까? 원래 돌아가신 부모의 생신에는 이제를 지낼 수 있으므로 죽은 아버지의 회갑에는 이제를 성대히 지내고 손님을 청해 아버지의 유덕을 기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살아계신 어머니의 회갑잔치는 어머니에게만 헌수하고 잔치도 어머니의 회갑잔치만 해야 합니다.
90 父母님의 회갑에 헌수를 할 때 자손이 향해서 왼쪽에 아버지, 오른쪽에 어머니를 앉으시게 하는가 본데 맞는지요?
90 회갑잔치의 좌석배치는 병풍치고 병풍 앞에 당사자가 앉고 그 앞에 상을 차린 다음 자손들이 당사자를 향해 서게 됩니다. 그렇다면 禮節의 東西南北은 병풍친 것이 北쪽이고 자손들은 南쪽에서 北향해 서는 것이 됩니다. 이런 방위로 보아 귀하가 말씀하신 父母님의 위치는 아버지가 西쪽이 되고 어머니가 東쪽이 된다는 말입니다. 즉 남자가 西쪽 여자가 東쪽에 위치하는 것은 죽은 사람의 위치입니다. 제사때 지방을 쓸려면 향해서 왼쪽인 西에 남자, 향해서 오른쪽인 東에 여자의 신위를 쓰고, 묘지에 시체를 매장 할 때도 신주와 같이 西쪽에 남자, 東쪽에 여자가 묻힙니다. 그런데 살아계신 父母님을 죽은 사람의 위치에 뫼신다면 그런 불효가 어디에 있습니까? 당연히 아버지를 자기들의 왼쪽인 東쪽, 어머니를 자가들의 오른쪽인 西쪽에 뫼셔야 합니다.
古禮에 보면 시부모가 새 며느리의 폐백을 받을 때 구동고서(舅東姑西), 즉 시아버지는 東쪽 시어머니는 西쪽에 앉는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禮節에서의 東西南北은 상좌(上座)를 北쪽으로 간주해 상좌의 左측이 東이고 右측이 西쪽이 되는 것이며, 生者는 東쪽을 上으로 해 남자가 東쪽으로 가고, 死者는 西쪽을 上으로 해(以西爲上) 남자가 西쪽으로 가는 것입니다.
91 실천예절의 내용에 '李朝'란 말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조 선'으로 고쳐 주십시오. '李朝'란 日帝가 우리나라를 얕잡아 보기 위해 '李氏의 部族國家'란 뜻으로 쓰인 것으로 한국인이라면 쓸 수 없는 낱말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전통예절을 바로잡는 잡지에 우리나라를 멸시하는 '李朝'란 용어는 쓸 수 없는 것 아닙니까?
91 먼저 오해 없으시기를 바라면서 뜻높은 충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나라는 '朝鮮'이란 국호를 사용한 시대가 檀君의 朝 鮮, 箕(奇)子의 朝鮮, 衛滿의 朝鮮, 李氏가 王이었던 朝鮮이 있었고 지금은 北韓이 '朝鮮'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냥 '朝鮮'이라고 하면 어떤 朝鮮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때문에 歷史學者들은 檀君. 箕(奇)子, 衛滿의 3朝鮮은 古代朝鮮이라 하고, 李氏가 王이었던 朝鮮을 近世朝鮮으로 구분하고 또 古代朝鮮을 王朝別로 나눌 때는 建國王朝의 姓을 따라 구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日帝 이전에는 李氏가 王이었던 朝鮮을 그냥 '我鮮'라고도 했습니다. 즉 우리나라(조정)란 뜻이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我朝鮮'이라고 널리 쓰였지요. 그러나 본 실천예절에서 더러 '李朝'라고 표기하는 경우는 우리나라라는 뜻이 아니고 '李氏朝鮮의 朝鮮'이란 뜻으로 쓰여지고 있고, 그것을 줄여서 '李朝'라고 쓰였습니다. 혜량하시기 바랍니다.
92 시댁 시누이의 남편을 어떻게 불러야 합니까? 근래에 '고모부'라고 흔히 말하는데 아무래도 바른 호칭이 아닌 듯 해서 묻습니다.
92 古禮에는 처남댁과 시누이남편 사이는 엄격한 內外법이 있으므로 서로간에 직접 부를일이 없었는데, 요사이는 내외법이 엄격하지 않아 서로 부를 경우가 많은데서 호칭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요사이 궁여지책으로 '고모부'라고 부르는데 고모부란 자기의 자녀가 부르는 호칭이지 처남의 아내인 자기가 부르는 호칭은 아닙니다. 물론 시누이 남편을 자기의 자녀에게 말할 때는 '너의 고모부'라고 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옛날에 시누이 남편을 말하는 경우란 제3인칭으로 말할 때가 전부였습니다. 그때는 시누이 남편의 성을 붙여 '金서방' '李서방'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직접 부를 때는 '님'을 붙여 '金서방님' '李서방님'이라 부르는 것이 좋습니다.
93 저는 택시기사입니다.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은 성별 직업 연령 등이 다양한데 손님에 대한 호칭을 구분하기가 어려운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좋은 호칭이 있습니까?
93 그렇겠습니다. 나이가 어린 학생이라고 해서 '얘' '너' 할 수 도 없고, 남녀 연령등 천태만상의 고객을 그때마다 격에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걱정할 것 없습니다. 어찌 택시뿐이겠습니까? 음식점, 접객업소, 기업체, 은행, 병원, 상점등 자기나 자기의 사업을 이용하는 고객을 맞는 업소에서는 모두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손님'이 제일 좋습니다. '손(客)'은 고객이란 뜻이고 '님'은 그 '손'을 높이는 말이니까 '고객(顧客)님'을 우리말로 '손님'이라 하면 적격입니다. 어린아이든 노인이든 신분이야 어떻든 '손님' 이라 불리워서 기분 나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94 男左女右란 男子는 왼쪽 女子는 오른쪽이란 말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혼인 예식장에서 신랑과 신부가 주례를 향해 섰을 때와 하객에게로 돌아서서 인사할 때는 서로 위치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닙니까?
94 좋은 질문이십니다. 저희가 받는 가장 많은 질문이 '男左 女右'에 관한 것이니까요. 첫째, '男左女右'에 左右는 어떤 의식장소에 참석한 사람들 각자의 좌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上座의 좌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禮書에도 "좌우란 존장(上座)의 좌우"라 고 못이 박혀 있습니다. 혼인예식장의 상좌는 주례석입니다. 그러니까 혼인예식장 안에서의 좌우는 주례의 왼쪽이 左이고 주례의 오른쪽이 右가 됩니다. 신랑과 신부가 방향을 바꿀 때마다 위치를 고칠 필요는 없습니다. 주례를 향할 때나 하객을 향할 때나 모두 신랑은 주례의 왼쪽, 신부는 주례 오른쪽에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둘째, 左右란 東西라는 뜻입니다. 예절에서는 上座를 北쪽으로 간주하는데 그 이유는 北쪽이 제일 높고(北極星이 있으니까), 北쪽에서 南향해야 햇볕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언제든지 어른이 北쪽에서 南향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장소의 형편상 어른이 자연의 北쪽에 위치할 수 없을 때는 편리한 대로 아무쪽에나 위치하더라도 어른이 계신 上座를 北쪽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니까 上座의 左측은 東쪽이 되고 右측은 西쪽이 됩니다. 그러므로 男左女右란 男東女西라는 의미입니다.
95.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삶이 끝나는 것인데 "초상(初喪)났다"고 '처음'이란 뜻의 '初'자를 쓰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95 답 : 참으로 좋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왜 죽음에 '初'를 쓰느냐 는 것이군요. 禮書에 보면 君子의 삶은 道를 행하는 것이므로 君子의 죽음은 바로 道를 마침(終)이 시작된다고 해서 '初終'이라고 하고, 小人의 삶은 肉身이 살아 있는 것이므로 小人의 죽음은 바로 肉身이 죽어 썩음을 의미해 '死'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小人의 죽음은 '初死'라 해야 옳을 것입니다. 喪은 道가 끝나는 '終'도 아니며 육신이 썩는 '死'도 아닌 중간의 의미라 하겠습니다. 그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죽은 이를 君子냐 小人이냐를 구분하지 않고 중간 의미인 '없어짐이 시작되었다'는 뜻으로 '初喪'이라고 합니다.
96 요사이 신문에 나는 부고를 보면 남편이 죽었을 때는 아 들보다도 앞에 '未亡人'이라 쓰고 부인의 이름을 쓰는데, 부인이 죽었을 때는 아무데도 남편의 이름을 쓰지 않는 경향입니다. 부인이 죽었을 때의 남편의 이름은 어디에 쓰는 것이 옳습니까?
96 남편이 죽었을 때는 부인은 일단은 '主婦'가 되지만 그 주 부의 자격도 큰 며느리에게 물리게 되었습니다. 禮書에 의하면 부고에 이름을 쓰는 사람은 '主喪'에 국한되었습니다. 그런데 근래는 부고 자체가 죽은 이의 친척과 친지에게만 보내는 것이 아니고 상주들의 친지에게도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상주의 이름을 모두 쓰는 것이 상식화되었습니다. 만일 미망인을 제일 먼저 쓸려면 부고의 서식도 "아무개의 아버님 누가... "라고 하지말고 "아무개의 남편 누가..."써야 합니다. 그런데 부고는 "아무개의 아버님 누가... "라고 쓰면서 미망인의 이름을 제일 먼저 쓰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당연히 主喪이 큰 아들이나 큰 손자를 먼저 쓰고 그 다음에 미망인을 써야 할 것입니다. 부인이 죽었을 때는 장성한 아들이 있더라도 살아있는 남편이 主喪입니다. 그래서 부고도 "아무개의 부인 누가..."라고 시작되고 이름을 쓸 때도 제일 먼저 "主喪 夫000"라고 쓰고 그 다음에 아들이 이름을 써야 옳습니다.
97 喪家에 인사를 가서 보면 옛날과 달라 成服을 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成服전후를 알게 할 수 있겠습니까?
97 사실 문제가 많습니다. 옛날과 같이 상복을 챙겨 입는 것도 아니고 혼백을 접거나 명정을 거는 경우도 별로 없으니 成服여부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영좌(靈座)에 망인의 사진을 뫼시니까 그 사진에 검은 리본을 걸쳤는가 아닌 가로 구분하게 하는 것이 제일 편리할 것입니다. 즉, 염습을 해 입관을 하기 전에는 망인의 사진에 검은 리본을 걸치지 않고, 입관을 한 다음에 검은 리본을 ∧자로 걸치는 것입니다. 조문하는 손님이 망인의 사진을 보면 성복 여부를 금방 식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98 喪家에서 상주들은 거적자리를 깔고 짚벼개를 옆에 놓고 있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98 상주는 왜 거적자리에 앉고 짚벼개를 베는지 그 의미도 모르고 흉내만 낸다면 진정한 예절이랄 수가 없습니다. 원래는 짚벼개가 아니라 흙벼개를 베게 되었습니다. 거적자리는 풀밭을 의미하고 흙덩어리의 벼개는 맨땅을 의미합니다. 부모가 돌아가셨으니 자식들은 큰 죄인이며 차마 몸을 편안하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맨땅 풀밭에서 흙덩어리를 벤다. 즉 草土에 몸을 둔다는 의미입니다. 참으로 갸륵한 孝道의 표시입니다. 그런데 근래 방석까지 깔고 있는 상주들이 있음은 생각할 일입니다.
99 얼마전에 저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밤샘까지 한 친 구가 아버님의 상을 당했습니다. 돌아가신 어른이 저의 아버지와 친구분이라 저는 아버지를 뫼시고 조상을 갔었습니다. 부의금은 아버지의 명의로 내고, 저는 바쁜 일이 있어서 조상만 하고 바로 왔습니다. 다음에 상주인 제 친구가 "나는 저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밤샘까지 했었는데 그 사람은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어도 인사도 안왔다"고 서운해 했습니다. 부의록에도 저의 이름은 없으니 참으로 변명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99 맞습니다. 그래서 상가에 부의록만 있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부의록이야 부의금을 기록하는 장부니까 부의금을 내지 않는 조상객은 알 수 없습니다. 때문에 상가에는 반드시 吊客錄이나 吊慰錄이 부의록 외에 따로 있어야 부의금에 관계없이 모든 조문객을 기록해야 합니다. 吊客錄은 男子가 죽었을 때 吊喪客을 기록하는 방명록이고, 吊慰錄은 망인이 女子일 때 吊門客을 기록하는 방명록입니다. 귀하가 질문한 경우 吊客錄이 있었더라면 그런 오해는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100 평소에 '孃'이라고 부르던 동년배의 여직원이 혼인을 해 기혼녀가 되었습니다. 호칭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갑자기 그것도 동년배인데, '여사'라고 부르기가 쑥스러워서 그럽니다.
100 '여사'라고 부르는 것을 쑥쓰럽게 생각할 까닭이 없습니다. 미혼인 여자를 '양(孃)'이라 불렀으니까 기혼인 여성은 당연히 '여사'라고 불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사'에도 두가지의 뜻이 있음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바로 '女史'와 '女士'입니다. '女史'는 여자인 사관(史官)이란 뜻으로 옛날 왕실에 여자의 사관을 두어 왕후의 측근에 있으면서 왕후의 언어와 동정을 기록하는 직책이었습니다.(周禮)
'女士'는 성년례(成年禮)이 계례를 치른 성인인 여자를 높이는 호칭입니다.(家禮) 따라서 '女史'는 기·미혼에 관계없이 사회적 활동을 하는 여자를 이르는 호칭이라 할 것이고, '女士'는 성년, 즉 기혼여성을 부르는 호칭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니 동년배라도 기혼여성이니까 '여사(女士)'라고 부르는 것이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