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청명(淸明)
24절기의 하나.
춘분(春分)과 곡우(穀雨) 사이에 들며, 음력 3월 양력 4월 5일 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이 15˚에 있을 때이다.
이 날은 한식(寒食)의 하루 전날이거나 때로는 한식과 같은 날이 된다.
동시에 오늘날의 식목일과도 대개 겹치게 된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청명을 기하여서 봄 일을 시작하므로
이 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였다.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논ㆍ밭둑의 손질을 하는 가래질을 시작하는데,
이것은 특히 논농사의 준비 작업이 된다.
다음 절기인 곡우 무렵에는 못자리판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농사를 많이 짓는 경우에는 일꾼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청명ㆍ곡우 무렵이면 서둘러 일꾼을 구하기도 하였다.
청명과 한식은 흔히 같은 날이 되기 때문에 뒤섞이는 경우가 많으나,
청명은 농사력의 기준이 되는 24절기의 하나이므로 농사관계사항을 기록 하는 것이 옳다.
06. 곡우(穀雨)
24절기의 하나.
청명(淸明)과 입하(立夏)사이에 들어 있으며 태양의 황경이 30˚에 해당 할 때이다.
음력 3월, 양력 4월 20일 경이 되며, 그 때부터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된다.
곡우 때쯤이면 봄비가 잘 내리고 백곡이 윤택해진다.
그래서 '곡우에 가 물면 땅이석자가 마른다',
즉 그해 농사를 망친다는 말이 있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이면 농가에서는 못자리를 하기 위해 볍씨를 담갔는데,
이때 볍씨를 담가 두었던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두며
밖에서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않는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속신이 있다.
곡우 무렵은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이다.
그래서 전라남도나 경상남북도, 강원도 등지에서는 깊은 산이나 명산으로
곡우 물을 먹으러 간다.
곡우 물은 주로 산다래나 자작나무 박달나무 등에 상처를 내
거기서 나오는 물을 말하는데, 그 물을 마시면 몸에 좋다고 하여 약수로 먹는다.
곡우 물을 먹기 위해서는 곡우 전에 미리 상처 낸 나무에 통을 달아두고
여러 날 동안 수액(樹液)을 받는다.
강진이나 해남 등지에서는 곡우 물을 먹으러 대흥사(大興寺)로 가고,
고흥 등지에서는 금산으로, 성주 등지에서 는 가야산으로 가서 먹는다.
거자수(자작나무 수액)는 특히 지리산 아래 구례 등지에서 많이 나며
그곳에서는 곡우 때 약수 제를 지낸다.
특히 신병이 있는 사람이 병을 고치기 위해 그 물을 마시는데,
그것은 외지 사람들에게 더 약이 된다고 한다.
경칩 무렵에 나오는 고로쇠나무 물은 여자물이라 하여 남자들에게 더 좋고,
거자수는 남자물이라 하여 여자들에게 더 애용되고 있다.
곡우 때가 되면 흑산도 근처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가
북상해 격렬비열도 부근에 올라온다.
그때 잡는 조기를 특히 '곡우 살이'라 한다.
‘곡우살이’는 살은 아주 적지만 연하고 맛이 있어서 서해는 물론 남해의 어선들도 모여든다.
07. 입하(立夏)
24절기의 하나.
곡우(穀雨)와 소만(小滿)사이에 들어있으며, 음력으로는 4월,
양력으로는 대개 5월 6일 전후에 해당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45도에 이르렀을 때이다.
이맘때면 곡우에 마련한 못자리도 자리를 잡아 농사일이 좀 더 분망해진다.
여름이 다가온 것을 알리는 입하는 신록을 재촉하는 절기이다.
그래서 입하가 되면 농작물도 자라지만, 아울러 해충도 많아지고
잡초까지 자라서 이것들을 없애는 작업도 많다.
08. 소만(小滿)
24절기의 하나.
입하와 망종 사이에 들며, 음력 4월, 양력 5월 21일께가 된다.
태양이 황경 60도의 위치에 올 때이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한다.
소만 무렵에는 모내기 준비에 바빠진다.
이른 모내기, 가을보리 먼저 베기 작업들에,
여러 가지 밭농사의 김매기들이 줄을 잇게 된다.
모판을 만들면 모내기까지 모의 성장기간이 옛날에는 45 ~ 50일이 걸렸으나,
지금의 비닐모판에서는 40일 이내에 충분히 자라기 때문에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1년 중 제일 바쁜 계절로 접어들게 된다.
옛날 중국에서는 소만입기일(小滿入氣日)로부터
망종까지의 시기를 다시 5일씩 삼후(三候)로 등분하여,
초후(初候)에는 씀바귀가 뻗어 오르고,
중후(中候)에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후(末候)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했다.
씀바귀는 꽃상추 과에 속하는 다년초로서
뿌리나 줄기, 잎은 이무렵 식용으로 널리 쓰인다.
또, 초후 를 전후하여 즐겨 시식하는 냉잇국도 늦봄 내지는
초여름의 시절 식으로 예로부터 유명하다.
보리는 말 후를 중심으로 익어 밀과 더불어 여름철 주식을 대표한다.
소만 무렵 심하게 가무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에 대비하여
물 준비를 부지런히 해두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