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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지혜

24 절기 5

 

13. 입추(立秋)

24절기의 하나.

대서(大暑)와 처서(處暑) 사이에 들어 있으며, 음력 7월, 양력 8월 8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이 135°에 있을 때이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뜻으로, 화성(火星)은 서쪽으로 흘러 있고

미성(尾星)은 중천에 떠 있다.


어쩌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칠월칠석을 전후하므로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때부터 가을채비를 시작하여야 한다.


특히, 이때에 김장용 무·배추를 심고 9, 10월 서리가 내려 얼기 전에 거두어서

겨울 김장에 대비한다.


김매기도 끝나가고 농촌도 한가해지기 시작하니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말거의 전국적으로 전해진다.

이 말은 5월이 모내기와 보리수확으로 매우 바쁜 달임을 표현하는

“발등에 오줌싼다”는 말과 좋은 대조를 이루는 말이다.

14. 처서(處暑)

24절기의 하나.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들며, 음력 7월, 양력 8월 23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이 150°에 있을 때이다.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 불렀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이나 산소의 풀을 깍아 벌초를 한다.


여름 동안 장마에 적은 옷이나 책을 햇볕에 말리는 포쇄도 이 무렵에 하며,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처럼

파리·모기의 성화도 사라져가는 무렵이 된다.


또한 백중의 호미 씻이도 끝나는 무렵이라 그야말로

‘어정칠월 건들팔월’로 농촌은 한가한 한때를 맞이하게 된다.


한편, 처서에 비가 오면 ‘십 리에 천석 감한다.’고 하여

곡식이 흉작을 면하지 못한다는 믿음이 영남·호남·제주 등 여러 지역에서 전하여지고 있다

15. 백로(白露)

24절기의 하나.

처서와 추분사이에 들며, 음력 8월, 양력 9월 9일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165°에 올때이다.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대기중의 수증기가 엉켜서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전히 나타난다.


옛 중국 사람들은 백로입기일(白露入氣日)로부터 추분까지의 시기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그 특징을 말하였는데,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中候)에는 제비가 강남을 돌아가며,

말후(末候)에는 뭇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하였다.

이때 우리 나라에는 장마도 걷히고 중후와 말후에는 쾌청한 날씨가 계속된다.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이 곡식을 넘어뜨리고

해일(海溢)의 피해를 가져오기도 한다.


백로가 음력 7월 중에 드는 수도 있는데 제주도와 전라남도 지방에서는

그러한 해에는 오이가 잘 된다고 한다.


또한 제주도 지방에서는 백로에 날씨가 잔잔하지 않으면 오이가 다 썩는다고 믿는다.

경상남도의 섬 지방에서는‘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十里) 천석(千石)을 늘인다.’

고 하면서 백로에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생각한다.

또 백로 무렵이면 고된 여름 농사를 다 짓고 추수까지

잠시 일손을 쉬는 때이므로 근친(覲親)을 간다.

16. 추분(秋分)

24절기의 하나.

백로와 한로 사이에 들며, 음력 8월, 양력 9월 23일 경이다.

이 날 추분점 (秋分點)에 이르러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


추분점이란 천구상(天球上) 황도(黃道)와 적도(赤道)의 교점 가운데에서

태양이 북쪽으로부터 남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

적경(赤經)·황경(黃經) 모두 180°, 적위(赤緯)·황위(黃緯) 모두 0°이며,

현재는 사자자리와 처녀자리의 중간에 위치한다.


추분도 다른 24절기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히 절일(節日)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다만 춘분과 더불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므로 이날을 중심으로

계절의 분기점 같은 것을 의식하게 된다.

즉,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므로 비로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이 무렵의 시절음식으로는 버섯요리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또한, 추분 즈음이면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는 등 잡다한 가을걷이 일이 있다.

호박고지·박고지·깻잎·호박순·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두어들여야 하지만

산채를 말려 묵은 나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17. 한로(寒露)

24절기의 하나.

추분과 상강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 9월, 양력으로 10월 8일경 이다.

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말뜻 그대로 찬이슬이 맺힌다.

세시명절인 중양절(重陽節:重九)과 비슷한 때이다.


중양절에는 특별한 민속행사가 있으나 한로에는 이렇다 할 행사는 없고,

다만 24절기로서 지나칠 따름이다.


하지만 한로를 전후하여 국화전(菊花煎)을 지지고 국화술을 담그며,

온갖 모임이나 놀이가 성행한다.


한편, 이무렵 머리에 수유(茱萸)를 꽂거나,

높은 데 올라가 고향을 바라본다든지 하는 내용이 한시에 자주 나타난다.


한로 즈음에는 찬 이슬이 맺힐 시기여서 기온이 더욱 내려가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하므로 농촌은 타작이 한창인 시기이다.

18. 상강(霜降)

24절기의 하나.

한로와 입동 사이에 들며, 음력9월, 양력 10월 23·24일께가 된다.

태양의 황경이 210°되는 때이다.

이 때에는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지므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의 계절이다.


옛날의 중국사람들은 상강으로부터 입동 사이의 기간을 5일씩

삼후(三候)로 세분하여 초후(初候)에는 승냥이가 산짐승을 잡고,

중후(中候)에는 초목이 누렇게 떨어지며,

말후(末候)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모두 땅에 숨는다고 하였다.


말후에 가서 벌레가 이미 겨울잠에 들어간다고 한 것으로 보아

계절적으로 추울 때이다.


이는 농경시필기(農耕始畢期)와도 관련된다.

봄에 씨뿌리고 여름에 가꾸어서 가을에 거두어 겨울을 나는 것이

농본국인 우리 나라 사람들의 생활인 것처럼,

9월 들어 시작된 추수는 상강무렵이면 마무리가 된다.


<농가월령가>도 9월령에서는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타작마침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로

율동감 있게 바쁜 농촌 생활을 읊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농사기술의 개량으로 이러한 행사들이 모두 한 절기 정도 빨라지고 있다.

19. 입동(立冬)

24절기의 하나.

상강과 소설사이에 들며, 음력 10월, 양력 11월 8일경으로,

태양의 황경이 225°에 이를 때이다.

입동을 특별히 절일(節日)로 여기지는 않지만

우리의 겨울 생활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


겨울 동안의 김치를 장만하는 김장은 입동 전 혹은 입동 직후에 하여야 제 맛이 난다.

입동이 지난 지가 오래면 얼어붙고, 싱싱한 재료가 없으며, 일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때가 되면 시장에는 무·배추가 가득 쌓이고,

또한 옛날에는 냇가에서 부녀자들의 무·배추 씻는 풍경이 장관을 이루기도 하였다.


전라남도지방에서는 입동의 날씨를 보아 그해 겨울 날씨를 점친다.

즉, 입동날 추우면 그 해 겨울은 몹시 춥다고 한다.


경상남도 도서 지방에서는 입동에 갈가마귀가 날아온다고 하며,

밀양지방에서는 갈가마귀의 배에 흰색의 부분이보이면 이듬해에 목화가 잘 된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입동날씨점을 본다. 즉, 입동에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 해 바람이 독하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이른바 고사를 지낸다.

그 해의 새곡식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토광·터줏단지·씨나락섬에

가져다 놓았다가 먹고, 농사에 애쓴 소에게도 가져다 주며, 이웃집과도 나누어 먹는다

20. 소설(小雪)

24절기의 하나.

입동과 대설사이에 들며, 음력 10월, 양력 11월 22일이나 23일 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240°에 오는 때이다.

이때부터 살얼음이 잡히고 땅이 얼기 시작하여 점차 겨울 기분이 든다고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따뜻한 햇볕이 간간이 내리쬐어 소춘(小春)이라고도 불린다.


옛날부터 중국사람들은 소설로부터 대설까지의 기간을

5일씩 삼후로 구분하여, 초후에는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고,

중후에는 천기(天氣)가 올라가고 지기(地氣)가 내리며,

말후에는 폐색되어 겨울이 된다고 하였다.

소설 무렵, 대개 음력 10월 20일께는 관례적으로 심한 바람이 불고 날씨가 차갑다.

21. 대설(大雪)

24절기의 하나.

소설(小雪)과 동지(冬至) 사이에 들며, 음력 11월, 양력 12월 7,8일 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225°에 도달한 때이다.

이 시기에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대설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것은 원래 재래 역법의 발생지이며 기준 지점인

중국의 화북지방(華北地方)의 상황을 반영하여 붙여진 것이다.


그러므로 꼭 이 시기에 적설량이 많다고는 볼 수 없다.

중국에서는 대설로부터 동지까지의 기간을 다시 5일씩 삼후로 나누어서,

초후에는 산박쥐가 울지 않고,

중후에는 범이 교미하여 새끼치며,

말후에는 여지가 돋아난다고 하였다.

한편, 이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해 풍년이 들고

푸근한 겨울을 난다는 믿음이 전해진다.

22. 동지(冬至)

24절후의 하나.

일 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하지로부터 차츰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여

동짓날에 이르러 극에 도달하고, 다음 날부터는 차츰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동짓날은 ‘아세(亞歲)’라 했고,

민간에서는 흔히 ‘작은 설’이라 하였다고 한다.


태양의 부활을 뜻하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 가는 작은 설의 대접을 받은 것이다.


그 유풍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를 지나야 한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는 말을 하고 있다.


동짓날에는 동지팥죽 또는 동지두죽(冬至豆粥)·동지시식(冬至時食)이라는

오랜관습이 있는데,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여기에 찹쌀로 단자(團子)를 만들어 넣어 끓인다.

단자는 새알만큼한 크기로 하기 때문에 '새알심'이라 부른다.

팥죽을 다 만들면 먼저 사당(祀堂)에 올리고 각 방과 장독·헛간 등

집안의 여러 곳에 담아 놓았다가 식은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서 먹는다.

동짓날의 팥죽은 시절식(時節食)의 하나이면서 신앙적인 뜻을 지니고 있다.


즉, 팥죽에는 축귀(逐鬼)하는 기능이 있다고 보았으니,

집안의 여러 곳에 놓는 것은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조리 쫓아내기 위한 것이고,

사당에 놓는 것은 천신(薦新)의 뜻이 있다.


팥은 색이 붉어 양색(陽色)이므로 음귀(陰鬼)를 쫓는데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으며

민속적을 널리 활용되었다.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하며 사

람이 죽으면 팥죽을 쑤어 상가에 보내는 관습이 있는데

이는 상가에서 악귀를 쫓기 위한 것이며,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사람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뿌리는 것 역시

악귀를 쫓는 축귀 주술행위의 일종이다.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나 재앙이 있을 때에도 팥죽·팥떡·팥밥을 하는 것은

모두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동짓날에도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동짓달에 동지가 초승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께 들면 노동지라고 한다.


동지팥죽은 이웃에 돌려가며 서로 나누어 먹기도 한다.

동짓날 부적으로 뱀 '사(蛇)’자를 써서 벽이나 기둥에 거꾸로 붙이면

악귀가 들어오지 못한다고도 전해지고 있으며,

또 동짓날 일기가 온화하면 다음 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죽는다고 하며,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전한다.

23. 소한(小寒)

24절기의 하나.

동지와 대한 사이에 있으며 음력 12월, 양력 1월 5일 경이다.

태양이 황경 285。의 위치에 있을 때이다.

절후의 이름으로 보아 대한 때가 가장 추운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은 우리 나라에서는 소한 때가 가장 춥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 ,'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는 속담은 바로 이런 데서 나온 것이다.


옛날의 중국 사람들은 소한으로부터 대한까지의 15일간의 기간을

5일씩 삼후로 나누어, 초후에는 기러기가 북으로 돌아가고,

중후에는 까치가 집을 짓기시작하며, 말후에는 꿩이 운다고 하였다.

24. 대한 (大寒)

24절기의 마지막 절후.

양력 1월 20일경이며, 태양의 황경이 300。되는 날이다.

대한은 음력 섣달로 매듭을 짓는 절후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 (立冬)에서 시작하여

소한(小寒)으로 갈수록 추워지며 대한에 이르러서 최고에 이른다고 하지만,

이는 중국의 경험에 입각한 것이고 우리 나라에서는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가 1월 15일께이므로 다소 사정이 다르다.


그래서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죽었다.' '

소한의 얼음 대한에 녹는다.'라는 속담도 있다.

즉 소한 무렵이 대한 때보다 훨씬 춥다는 뜻이다.

제주도에서는 이사나 집 수리 따위를 비롯한 집안 손질은 언제나

신구간(新舊間) 에 하는 것이 관습화 되어있다.

이 때의 신구간은 대한 후 5일에서 입춘 전 3일간을 말하는 것으로 보통 1주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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