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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지혜

생활 예절 2

 

 21 저의 손아래 매부(누이동생의 남편)가 저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호칭과 말씨를 가르쳐 주십시오?

 

 21 사위에게 있어 처가의 어른은 직계존속(장인 장모등) 뿐이고 기타는 일반 사회적 관계입니다. 질문의 경우 손위 처남이기는 하나 나이가 자기보다 적으니까 '형님'이라 부르기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반말을 하자니 손위이라 난처하며, 질문자의 처남의 위치에서도 반말을 하자니 매부가 나이가 많고 존대를 하자니 손아래라 역시 난처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가까운 남매간인데 어정쩡하게 지낼 수도 없고 대책이 있어야겠습니다. 원칙 적으로 배우자의 친척과 나의 관계는 배우자와의 관계로 설정됩니다. 손아래 매부와 손위 처남은 남매간이지만 처가의 어른은 직계존속뿐이라는 전제로 그냥 친구입니다. 따라서 10년이내의 차이라면 '자네' 00서방'(이름)이 호칭이고 '하게'의 말씨를 쓰면 됩니다.

 

 22 "아버지가 야단쳤어요"라고 말했다가 버릇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말해야 합니까?

 

 22 같은 뜻의 말이라도 어휘의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아버지가 야단쳤다"는 말은 "아버지가 밥먹었다"는 말과 같습니다. 질문자가 생각해도 "아버지가 밥 잡수셨다" "아버지께서 진지 잡수셨다"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어휘인지 짐작될 것입니다. 밥은 진지, 먹었다는 잡수셨다가 좋지 않습니까? '야단쳤다' 보다는 '걱정하셨다'가 맞는 말입니다. 내가 잘못해서 어른이 근심(걱정)을 하시는 것이지, 내가 잘못한 것을 꾸중하신 것은 아닙니다. 어른은 아랫 사람이 잘못하면 근심·걱정을 하십니다.

 

 23 시집가는 신부가 시부모에게 드리는 폐백에 밤, 대추, 닭, 술을 준비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23 일반적으로 시아버지에게는 밤과 대추를 올리고, 시어머니에게는 닭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禮書에 보면 시아버지에게는 대추, 밤, 육포(肉包)를 올리고 시어머니에게는 옷을 지어 올리거나 비단을 드린다고 했습니다(曲禮) 육포대신 꿩을 쓰기도 했고 근래에는 꿩 대신 닭으로 쓰는 것이 관례로 되었으며, 밤과 대추는 시아버지, 닭은 시어머니에게 드립니다. 대추와 밤을 폐백으로 쓰는 이유는 대추는 부지런하겠다는 뜻이고 밤은 두려운 마음으로 공경하겠다는 뜻(家禮輯覽·按春秋云)이므로 시부모에 대한 며느리의 서약이라 하겠습니다. 술은 며느리가 시부모에게 올리는 폐백이 아니고, 폐백을 받은 시부모가 며느리를 맞는(소님 맞이) 禮로서 술을 내리는 것입니다(舅姑禮之). 며느리가 시부모에게 술을 따라 올리는 일은 잘못된 일입니다.

 

 24 근래 호인 전날에 신랑측에서 채단이든 함을 신부측에 보내는데, 그것을 "함을 사라" 외치며 실랑이가 심합니다. 전통예절에도 그런 법이 있습니까?

 

 24 채단이란 신랑이 아내를 맞기 위해 신부댁에 드리는 폐백입니다. 정결한 아낙은 禮가 아니면 가지 않는다(正潔之女 非禮則不行)고 했습니다. 신랑이 신부측에 드리는 함이다. 신부가 시부모에게 올리는 폐백이 엄격한 의미에서 같은 성격의 것입니다. 신랑이 함을 판다면 신부도 폐백을 팔아야 할 것입니다. 근원적으로 예물인 함을 어떻게 팔겠습니까? 참말로 근절해야 할 천박한 폐단입니다.

 

 25 근래 조상의 제사를 초저녁에 지내는 경우가 흔하게 있습니다. 만약 초저녁에 지내려면 돌아가신 전날의 초저녁에 지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25 그런 질문을 하시게 된 동기는 전통예법상의 제사가 돌아 가시기 전날의 밤중에 지냈었으니까 초저녁에 지낼 때도 전날의 초저녁이 맞는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그러나 전통제례도 준비는 돌아가시기 전날 밤중에 했지만 실제 제사를 지내는 시간은 돌아가신 날의 첫새벽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결정적인 초점은 축문을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오니(諱日復臨)"라고 쓴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제사는 지내는 시간이 낮이든 밤이든 반드시 돌아가신 날에 지내야 합니다. 초저녁에 지내려면 돌아가신 날의 초저녁이 맞습니다.


 

 26 혼인의례에도 四禮, 家禮도 四禮라고 말하는데 四禮라고 하면 혼례입니까, 아니면 가정의례입니까?

 

 26 혼인에서의 四禮란 원래의 六禮인 周六禮가 번잡하다고 朱子가 四禮로 조정한 데서 연유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四禮라고 말할 때는 婚禮가 아닌 가정의례를 말합니다. 가정의례는 줄여서 家禮라고 말하며 성년의식인 冠禮, 결혼절차인 婚禮, 초상을 치르는 喪禮, 죽은 이를 기리는 祭禮 등 크게 四禮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家禮에도 조상의 위패를 모시는 祠堂禮, 일상생활의 구준예절인 居家雜儀가 있어 六禮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家禮에서는 祠堂禮(制)는 祭禮의 일 부분으로 이해하고, 居家雜儀는 부록정도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27 어른을 모시고 택시나 자가용 등 승용차를 탈 때 문제가 있습니다. 어른이 타고 내리기에 편리하게 인도(人道)쪽으로 모시려면 아랫사람이 먼저 타야 하니 실례이고, 어른을 먼저 타시게 하면 내릴 때는 아랫사람이 먼저 내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27 승용차는 운전기사의 옆자리인 앞에 한 사람, 뒤에 세 사람, 모두 네 사람이 탑니다. 그런데 어디가 上席인가는 택시와 고용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자가용으로 같고, 자가운전하는 자가용은 다릅니다. 자가 운전하는 자가용의 경우는 운전석의 옆자리인 앞에 제일 上席인 1번이고, 뒷좌석의 인도쪽인 우측이 2번이고, 차도쪽인 좌측, 즉 안 쪽이 3번이고, 뒷좌석의 가운데가 4번 좌석입니다. 그러나 네 사람이 탈 때 제일 아랫사람이 여자일 경우는 여자를 3번 좌석에 앉히는 것이 예의입니다. 그 이유는 차의 구조가 가운데는 높은 축이 있어 발을 벌리고 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가운전이 아닌 자가용이나 택시의 경우는 뒷좌석의 우측인 인도쪽이 제일 上席인 1번 좌석이고, 좌측이고 안쪽인 차도쪽이 2번 좌석이고, 뒷좌석의 가운데가 3번좌석이며, 앞자리인 운전기사의 옆자리가 4번 좌석입니다. 역시 차례대로 앉을 때 여자가 뒷좌석의 가운데에 앉게 될 때는 앞 자리나 차도쪽 자리와 바꾸는 것이 예의입니다. 만일 승용차가 '짚' 차라면 자가운전이 아니라도 운전기사의 옆 자리인 앞이 上席인 1번 좌석이 됩니다. 그러니까 '짚'차의 경우는 자가운전하는 승용차와 같이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28 '사돈'과 '사장어른'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28 사돈이란 혼인으로 인해서 맺어지는 인척(姻戚)관계를 말 합니다. 같은 사돈이라도 일가간에 항렬(行列)이 있듯이 사돈의 항렬, 사행(査行)이 있어 그 호칭이 달라집니다. 시집간 아낙의 시부모와 친정부모는 같은 세대(世代)인 동행(同行)이므로 '사돈' 이라 말합니다. 다만 안사돈이 바깥사돈을 부르려면 '사돈어른'이라 하고, 바깥사돈이 안사돈을 부를 때는 '사돈어른' 또는 '사부인'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시집간 아낙의 시조부와 친정아버지는 세대가 달라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이므로 부자 '父子'의 항렬에 해 당합니다. 그래서 '사장어른(査丈)' 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형수의 동기간이나 누님의 동기간은 같은 세대니까 '사돈' 이지만, 형수나 누님의 시부모나 친정부모는 '사장어른'입니다. 역시 사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29 학생시절에는 한 학년만 위라도 깍듯이 '형'이라고 합니다. 직장에서 1∼2년 먼저 입사한 선배도 '형'이라고 깍듯이 존대해야 합니까?

 

 29 사회생활은 위계질서가 분명히 지켜져야 혼란이 없습니다. 옛 성인 맹자(孟子)의 말씀에 "조정에서는 벼슬의 높낮이로, 사회생활엔 나이가 많고 적음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고 사람들을 키우는 데는 학덕이 있고 없음으로 위계를 삼는다."라고 했습니다. 직장은 조직사회이고 맹자께서 말씀한 조정에 해당합니다. 직장에서 위계질서는 첫째 직급의 상하(上下)이고, 둘째 동료간에는 연령의 고하(高下)이고, 셋째 선후배 관계가 위계확립의 조건이 될 것입니다. 선배사원은 신입사원인 나보다 확실히 직장에서의 학덕이 많은 사람이니 존대해야 합니다. 그러나 선배가 후배에게 친구로 지내기를 양해할 때는 그때부터 동료가 되는 것입니다.

 

 30 버스를 타고 가다가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려고 하는데 노인을 어떻게 불려야 할지 망설여졌습니다. 할아버지, 어르신네, 노인장, 노인어른, 어느 것이 맞습니까?

 

 30 근래 바깥노인을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고는 하나 썩 좋은 호칭은 아닙니다. '할아버지'란 손자나 손자뻘 되는 사람이 할아버지나 할아버지 뻘되는 친족간의 호칭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남을 할아버지가 부릅니까? 질문하신 경우와 같이 禮스러운 호칭을 사용하려면 '노인장(老人丈)'이 좋습니다만 '장'은 어른이란 말이므로 순수 우리말로 '노인어른'이라 부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어르신네'는 일반적으로 부모의 친구를 부를 때에 쓰는 것이 적절하기 때문입니다.

 

 31 각종 간행물에 보면 한식, 추석, 설날 등에 조상을 받드는 예를 '제사'라고 하는 데가 있는가 하면 '차례'라고도 하는데 어떤 것이 맞습니까?

 

 31 좋은 질문입니다. 제사(祭祀)와 차례(茶禮)는 지내는 경우 와, 상차림, 지내는 절차등이 엄연히 다릅니다. '祭'자를 쓰는 제사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에 지내는 기제사(忌祭祀)와 제사 받드는 한계가 지난 웃조상(五代祖上以上)의 세일사(歲一祀·墓祭)와 조상의 사당을 모시는 경우의 시제(時祭)라고 해서 춘하추동 4계절의 가운데 달에 지내던 제사만을 말합니다. 기타의 설날, 동지날,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사다에 참배하는 정지삭망참(正至朔望參)고 기타 명절에 계절식을 받들어 올리는 속절즉헌이시식(俗節則獻以時食)은 차례(茶禮)라고 합니다.

제수(祭羞), 상차림도 제사에는 메(제사밥)와 갱(제삿국)을 쓰지만 차례에는 메와갱을 쓰지 않고, 계절특식을 쓰는 것입니다. 설차례를 '떡국차례'라 하고 추석에는 송편을 쓰는 것과 같습니다. 지내는 절차는 제사는 술을 세 번 올리고 반드시 축문(祝文)을 읽는 삼헌독축(三獻讀祝)이고, 차례는 술을 한번만 올리고 일반적으로 축문을 읽지 않는 단헌무축(單獻無祝)입니다. 이제 제사와 차례를 구분해서 말해야 되고, 지내는 절차와 상차림도 격에 맞게 해야 되겠습니다.

 

 32 한식과 추석의 차례를 산소에서 지내듯이 설차례도 산소에 가서 지내도 됩니까?

 

 32 원래의 차례는 장자손(長子孫)이 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 당에서 지내는 것을 원칙으로 했었는데 근래 사실상 사당을 모신지 않는 경향이 많아지면서 기왕에 성묘(省墓)를 하는 길에 지내는 습속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한식이나 추석은 일반적으로 마른(乾) 음식으로 상차림을 하고 춥지 않으니까 산소에서 지내는 것이 당연시되었지만, 설 차례는 떡국을 올려야 하므로 식어서는 아니 될 것이고, 날이 추워 산소에서 지내기가 쉽지 않아 집에서 위패, 사진, 지방을 모시고 지내는 것이 관례로 되었습니다.

 

 33 저는 딸만 3자매인중에서 둘째딸의 남편입니다. 저보다 3살위인 손위동서를 형님으로 불러야 한다고 해서 '형님'이라 부르고 대접했습니다. 처제가 결혼하면 처제의 남편에게서 '형님'이라 불리우고 대접받을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처제가 결혼을 했는데 그 남편인 손아래동서가 저보다 1살이 위입니다. 여자는 시댁의 윗동서가 나이가 적더라도 형님이라 하니까 저의 손아래동서도 처형의 남편인 저를 나이가 적더라도 형님이라 불러야 하 는 것이 아닙니까?

 

 33 결론부터 말씀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엄격히 말하면 귀하 가 3살위인 손위동서를 형님이라 부른 것도 우리의 전통예절에 맞는 것은 아닙니다.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는 속담이 거저 생긴 것이 아닙니다. 사위에게 있어 처가의 어른은 아내의 직계존속뿐입니다. 기타의 아내의 친척은 모두 사회적 사귐이지 서열을 따져서 위계질서를 지키지 않습니다. 처남이나 처형 처제의 남편인 동서들과는 아내와의 관계에 따라서 형님 동생하지 않고 나이에 따라 대접합니다. 3살정도 손위라면 당연히 '자네'라 부르고 '하게'를 해야 합니다. 귀하의 경우 한 살이 위인 손아래 동서와도 당연히 벗을 터서 친구같이 지내야 합니다.

 

 34 어른들 대화 중에 '벗을 튼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아마 도 나이에 따라 친구 같이 지내는 한계가 있는 것 같은데 몇살 사이까지 벗을 터서 친구가 될 수 있습니까?

 

 34 동양의 고전인 '논어(論語)'에 보면 "나이가 배가되면 아버지같이 섬기고 (年長以倍則父事之), 10년이 위이면 형님으로 모시고(十年以長則兄事之), 5년이 많으면 어깨를 나란히 해서 따른다(午年以長則肩隨之)" 고 한 것이 나이로 상대를 대접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배가 된다는 것은, 성인의 경우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고, 성인이 되는 나이는 15세에서 20세까지 관례(冠禮·성년의식)를 치르는 법도로 보아 최소한도 15세는 되어야 성인이 되는 것이니까 자기보다 15세이상 많은 사람은 아버지같이 모셔야 할 것입니다.

둘째, 자기보다 10년이상 15년까지는 형님으로 모셔야 하니까 같이 걸을 때도 한발 뒤에 처져서 따라야 도리에 맞습니다. 아버지로 모실 나이는 아니고 10년이 넘어서 친구로 지낼 수도 없는 사이를 '노소(老小)'간이라 해서 '노형(老兄)' '소제(小弟)'라고 부르게 되어 있습니다. 5년이 연상이면 형님으로 깍듯이 모시지는 않아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있으나, '따라야' 한다는 것은 약간 처진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니까 연장자가 양해하면 5년이상 10년까지는 친구로 지낼 수도 있습니다. 비록 연장자이지만 5년이하라면 친소에 따라 당연히 친구가 되는 것이니까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5년이상 10년까지의 나이차이가 문제입니다. 이른바 "벗을 튼다"는 말도 엄격한 의미에서 이 경우에 해당됩니다. 물론 형님 동생의 처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당연한 친구일 수도 없으므로 당사자간에 친구같이 지내기를 결정하면 '벗을 튼 것'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서로 존대하며 지내야 합니다. '벗을 튼다'는 것은 연장자가 친구, 그러니까 '벗'이 되기를 양해한다는 말입니다. 10년까지는 벗할 수 있다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35 저의 일가인 조카가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습니다. 어떻게 대접해야 할까요?

 

 35 그런 경우를 '연고행비(年高行卑.나이는 많은데 항렬은 낮다)'의 경우라고 합니다. 조카뻘이면 당연히 조카대접을 해야 할텐데 나이가 많아서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부를 때는 "조카님"이라고 하고 말씨는 존댓말을 써야 합니다. 상대방 위치에서는 귀하가 아무리 나이가 적더라도 아버지와 같은 서열이기 때문에 깍듯이 "아저씨"라 부르고 역시 존댓말을 써야 되는 것입니다. 세대와 나이를 대접하기 때문입니다.

 

  36 저의 결혼식때 한 친구가 더럽고 남루한 옷을 입고 와서 창피해 혼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두가 눈살을 찌푸려 잔치분위기를 망쳤습니다. 그 친구가 잘못입니까? 저의 생각이 잘못입니까?

 

 36 있을 법한 일입니다. 기쁜 행사에 참석할 때는 화사한 옷을 입고 슬픈 행사에 참석할 때는 역시 슬픔을 나타내는 의복을 입는 것이 손님의 예절입니다. 그러나 그만한 준비가 없다고 해서 인사를 안가는 것은 더욱 좋지 못한 일입니다. 색깔은 걸맞지 않더라도 떨어진 곳은 꿰매고 더러운 옷은 빨아서 정결하게 했더라면 귀하가 창피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초상집에 울긋 불긋한 원색의 옷차림으로 가는 것도 실례이고, 잔칫집에 어두운 복장으로 참석하는 것도 실례입니다.

 

 37 요사이 부부간의 말씨가 남편은 아내에게 반말을 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존댓말을 하는 것이 상식화됐습니다. TV나 라디오의 드라마를 보아도 거의가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아내에게 존댓말을 하는 것이 어색하게 들립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37 좋은 질문입니다. 근래 각급 교육기관의 수준을 평준화한다고 작업을 하더니 말씨도 평준화해서인지 엉뚱한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기왕에 평준화하려면 하향(下向) 평준화보다는 상향(上向) 평준화가 바람직합니다. 부부간의 말씨만 해도 그렇습니다. 옛날이나 현대나 수준 높은 가정에서는 반드시 부부간에는 서로 존댓말을 쓰는데 영세 서민층에서는 남편은 반말, 아내는 존댓말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모두 상향평준화 해서 부부간에 존댓말을 써야 합니다. 남녀평등은 부부 대화의 말씨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입니다.

 

 38 저는 직장에 다니는 20대 중반의 청년입니다. 국민학교 동창회 모임에 갔더니 어떤 선생님은 우리들을 '자네' '하게'를 하시는데 다른 선생님은 '야' '너' '해라'를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한결같아야 할텐데, 어느 것이 맞는 것입니까?

 

 38 아무리 코흘리개때 가르친 제자라도 성인이 되면 성인의 대접을 하는 것이 옳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로는 만 20세를 기준해서 그 이전에는 애들로 취급해 '야' '너' '해라'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일단 성년인 그 이후에는 '자네' '여보게' '하게'를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별로 성년의식이 행해지지 않습니다. 冠禮를 하던 때는 관례를 하기 전에는 아이로 대하다가 관례만 끝나면 그 자리에서부터 어른대접을 했습니다.

 

 39 전에 어른들을 보면 나이차이가 10년이 가까워도 '벗을 텄다'면서 '자네' '하게' 하면서 친구로 지냈는데 요사이는 약간만 나이가 많아도 깍듯이 선배로 대접받으려 합니다. 벗을 할 수 있는 기준을 말씀해 주십시오.

 

 39 그런 경우로 인해 다투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결론을 말씀하면 나이가 5년차는 까지는 당연히 벗을 하며 친구로 지낼 수 있고, 6년부터 10년까지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양해하면 서로 벗을 터서 친구같이 지낼 수 있으며, 11년부터 15년까지는 '노형' '소제'라고 해서 깍듯이 '형님'의 대접을 해야 하고, 16년이 넘으면 '아버지'와 같은 존장으로 모셔야 합니다. 이런 기준은 오랜 생활풍습으로 정립된 것이고, 문헌상의 근거로는 논어(論語)에 있는 '年長以倍則父事之 十年以長則兄事之 五年以長則肩隨之'라는 글귀입니다.

 

 40 男妹간이란 남자와 여자 동기간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처남과 매부 사이를 남매간이라 말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40 어찌 처남과 매부 사이뿐이겠습니까? 올케와 시누이 사 이는 같은 여자인데도 남매간이라 합니다. 일반적인 남매간은 남자와 여자 동기간을 말하는 것이고, 배우자와 동기간과 나 사이도 배우자와의 관계로 말해 남매간이라 합니다. 처남과 매부는 처남의 위치에서 보면 매부가 남매간의 누이의 남편이니까 남매간이고, 매부의 위치에서 보면 처남이 아내와 남매간이니까 자기와도 남매간입니다. 올케와 시누이도 올케의 위치에서 보면 시누이가 남편과 남매간이니까 자기와도 남매간이고, 시누이의 위치에서 보면 올케가 자기와 남매간의 오빠나 남동생의 아내이니까 자기와도 남매간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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